티스토리 뷰

인테리어를 참고하기에 저에게는 매우 충격적인 룸투어 영상을 발견했는데요. 바로 '단순한 진심'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유투버 커플입니다. 이번 포스팅은 집을 꾸미는 외적인 부분 외에도 거주자의 내면까지 통찰해보는 철학적인 내용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리뷰를 하기까지는 좀 고민이 들었는데요. 그 이유는 제가 이태까지 추구해온 이상적인 인테리어나 집에 대한 생각과는 너무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는 분들의 영상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인테리어 부분을 제 기준에서 분석적으로 얘기하다가 혹여 의도치 않게 이 분들께 실수하는 글을 남기게 될까봐서였습니다.

그럼에도 강한 여운이 남는 건 집이 예쁘고 편리하고 등의 평소 제 기준을 떠나서 저와 다른 삶의 방식이 좀 신기하다고 할까요? 원래 있는 그대로 가급적 공간을 보존하면서 그 곳에 불필요한 것들을 빼는 진정한 미니멀리스트의 삶이 어떤식으로 표현될 수 있는 지 가늠할 좋은 자료라 생각되어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꾸몄다고 하지만 꾸밈없는 집

 

아래 사진을 보면 8평 남짓한 공간이 전부나 마찬가지인 집인데요. 흔히들 젊은 분들이 추구하는 인스타감성의 이미지들과는 좀 거리가 있어보입니다.

 

첫인상은 인테리어를 하지 않는게 이 분들의 인테리어 스타일이라고 받아들여졌는데요. 이 분들을 보면서 집이란 사람이 생활하는 물리적인 공간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을 담는 또 하나의 그릇이라고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보통 인테리어라 하면 집 자체를 큰 돈들여 개조하는 것부터 몸이 편하게 쉴 수 있는 푹신한 마쉬멜로우 같은 것들을 잔뜩 넣은 집이 되기도 하죠. 현대인이라면 필수적으로 소파나, 침대는 물론이고 안방에만해도 옷장 외 스타일러, 드레스룸, 화장대까지 기본적이라고 떠오르는 필수품은 하나씩 추가되면 됐지 빠뜨릴 수 없는 것들이 늘어가는게 일반적이라고 생각해왔던 저에게 무려 MZ세대라 불리는 20대가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는 자체에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달까요..? 집에 뭔가 없어도 너무 없는 것 아닌가요 ㅎ

 

살펴보면서 굉장히 컨셉있어보이긴 하지만, 불편한 느낌은 없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았는데 가령 침대 대신 이부자리를 매일 폈다 접었다 하는 것부터 세탁기 없이 늘 해야하는 손빨래 등 평소 몸이 건강할 때는 못느끼지만 분명 몸이 아프거나 하기 싫을 때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옛날엔 지금의 가전기기가 없어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았던걸 생각하면 제가 아무것도 없는 방에 약간 공포를 느끼는 데 뭔가 많이 변해도 변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생각하기 나름이긴한데 이런 단순한 생활을 통해 더해가는 인간의 욕망에서 벗어나 자유한 사람들 그 자체가 저를 혼란스럽게 하는 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분들을 제가 잘 모르긴해도 삶의 태도와 말하는 부분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고 대체로 두 분 다 훌륭해보이시지만, 너무 시대에 비해 뒤로가는 발상이라는 감상과 지나친 욕심에 눌려 중요한 걸 놓치고 있지 않나 싶어 제 내면에 반성하는 마음이 상충하게 되더군요. 심플한거 다 좋아도 굳이 편리한 문명의 이기가 분명히 있는데 그것들을 애써 취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반발심을 갖는 저이니까요.

보이는 식기구가 전부라는 거주자님...

 

전 누구의 삶의 형태를 판단하거나 획일화하려는 의도는 없으며, 비교를 통해 좋은 점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접근해보면서 어느 정도까지의 단순한 삶이 자신의 행복을 극대화 할 수 있는지는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도전의식이 뿜뿜합니다.

 

 

 

 

 '최소한'이라 쓰고 '최적화'라 읽는다

 

그럼 집모양 및 인테리어의 단순함 정도를 결정하는게 무엇일까요? 저는 단순한 진심을 통해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집이 일관적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심미적으로 예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눈에 띄지 않는 다소 썰렁한 공간에서도 부분적으로는 이 것이 좋은 디자인이라는 감상이 들었던 거라는 걸 알게되었죠. 일관되고 조화롭게 느껴지는 구성요건이 공간에 놓인 물건과 벽지 같은 껍데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구성하는 사람, 생활패턴과 연계된 생각의 전환인거죠. 나아가 좀 거창하지만, 개인의 삶에서 나아가 세상과 이웃과의 관계성까지 두루 연관지어 생각하는 개념이 인테리어에 포함될 수 있을지까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단순한 삶과 이에 맞는 집은 이 분들의 삶의 핵심철학같은 것에서 뻗어나온 것으로 보여집니다. 새로운 물건을 새로 사야할 때 세상에 이미 흘러넘치는 것들이나 버려지는 쓸모있는 것들을 먼저 받아들이는 것, 하나의 물건을 다용도로 활용해보는 것, 운동기구를 구매하는 것보다 누군가와 함께 운동하는 것 등 아주 사소한 것부터 투머치를 지양하여 삶에서 중요한 것을 더 드러나게 하는 무엇아닐지요. 

 

 

 

 

 

 

이런 생활이 가능하게 된 것은 스스로에 대해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찾은 그 답을 중심으로 자신을 둘러싼 환경부터 정리하는 결단에 있다고 봅니다. 도시에서 동해라는 고즈넉한 시골로 내려와 북바인딩 작업과 영상편집 등 하려고 했던 일,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 시작했다고 하니 그에 맞게 잘 어울리는 집이라고 재해석하게 되었습니다.

 

 

 

 

 

 

전적으로 저의 해석일 뿐이지만요.

 

 

 

 

 

 개인의 삶을 통찰하는 최소한의 집꾸미기

 

제 지인중에 미니멀리즘이 이렇게 대중화되기 이전부터 불필요한 가구를 정리하고 침대 및 화장대같은 것들이 없이 단촐한 삶을 실행하는 분이 있었는데 매우 불편해보인다는 인상만 받았던게 떠올랐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돌이켜보니 도시생활을 하는 일상에서 필요한 많은 것들이 있어야할 자리에 없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는 그의 생활패턴과 모순되어서가 아니었을까 짐작하였기 때문이죠.

반대로 다른 분은 계절마다 벽지를 바꾸고 옷갈아입듯 인테리어 및 집수리를 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렇게 거주자가 어떤 철학을 가졌는지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집을 들여다보는 것은 집만 둘러보는 것 이상으로 흥미로운 일입니다.

여러 인테리어 사례들을 접하며 제가 생각해온 철학은 다양한 편리한 물건들을 생활 곳곳에 모두 집어 넣되, 보기에 아름다워야 하고, 필요시 공간에서 언제든 넣고 빼는 게 가능한 공간이어야 했습니다. 아름다움은 계속 추구하고자하는 저의 본능이자 중요한 포인트임에는 분명합니다. 한편 누군가에게는 아름답다는 것이 자기자리에 모든 게 군더더기 없이 잘 놓인 조화로운 상태 그 자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직 저분들처럼 분명해지진 않았지만 갈수록 저도 더 진화하는 안목과 통찰력을 기대해보며 글을 맺습니다.

 

 

▼ <  이전글 > ▼

2020/12/20 - [시공계획] - 엣지 장인의 공간센스란? ft. 리스본 펜트하우스

 

엣지 장인의 공간센스란? ft. 리스본 펜트하우스

실력있는 인테리어 장인이라면 본 틀을 많이 파괴하지 않고도 공간의 엣지를 살리는 데 통달한 경우가 많죠. 앞서 리뷰했던 한국에 한남동 저택 인테리어와 비교해 포르투갈의 부촌 인테리어도

lilinterier.tistory.com

2020/12/20 - [소품활용] - 원룸서 우아한 입식생활이 가능할까?

 

원룸서 우아한 입식생활이 가능할까?

지난 포스팅에 이어 포스투갈 부촌에 있는 펜트하우스 랜선집들이를 통해 이번 시간에는 원룸 입식생활을 가정한 인테리어팁을 발굴해보겠습니다. 앞서 시리즈 아직 안보신 분들을 위해 링크

lilinterier.tistory.com

2020/12/19 - [공간활용] - 좁은 원룸 넓게 쓰는 끝판왕 사례

 

좁은 원룸 넓게 쓰는 끝판왕 사례

일반적인 고시원 방크기보다 조금 큰 원룸을 다용도로 리모델링한 해외사례가 있어 기록해보려 합니다. 아래 사진처럼 입구에서 보이는 부엌과 원룸 한칸 방이 전부인 8평정도의 작은 집구조네

lilinterier.tistory.com

 

 

공감+댓글+구독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참조> 두 명의 미니멀리스트가 책상 하나 두고 사는 8평 원룸 룸투어 Minimalist home tour | only one desk furnitured in 26sqm studio www.youtube.com/watch?v=LYWgf30xxrA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